마이니치신문 2011.09.15
올 여름의 일한관계에서 두드러졌던 건 양국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다케시마(독도)를 둘러싼 일련의 소동이었다. 이를 보고 「드라마와 음악 등, 문화를 중심으로 한 교류로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안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생각에는 2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문화교류에 대한 과대평가라 할 수 있다. 고하리 스스무(小針進)・시즈오카현립대학 교수 등이 양국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문화교류는 상대국에 대한 호감을 높여주지만, 정치적 태도에는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일본의 음악과 만화영화를 매우 좋아하는 한국인은 많지만, 이와 영토문제는 별개라는 것이다. 한류에 빠진 일본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른 하나는, 정치 및 외교 면에서의 관계약화를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화교류가 진전되는 한편으로 양국 간의 정치차원에서의 관계는 이제껏 없었을 정도로 약화된 수준이다. 특히 식민지시절의 경험으로 인해 좋던 싫던 「일본을 알고 있는」한국에서 최근에는 일본에 대한 무지, 몰이해, 무관심이 두드러진다.
필자는 몇 년 전, 한국사회에서의 일본관의 변화를 「탈일(脱日)」이라 명명했다. 예전 한국에서 압도적이었던 일본의 존재감은 90년대 이후, 급속도로 희박해졌다.
◇무역도 유학도 해마다 존재감 저하
(이런 사실이)숫자로 명확히 드러나는 것은 경제이다. 한국의 대외수출국에서 차지하는 일본의 점유율은 1990년의 19%에서 작년에는 6%로까지 떨어졌다. 이는 중국의 5분의 1에 못 미치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약 절반 수준이다. 인구 500만 명인 싱가포르의 약2배에 불과하다.
한국경제는 일본으로부터의 중간재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하지만,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일본의 비율도 1990년의 27%에서 작년에는 15%로까지 낮아졌다. 한국은 유럽연합과 미국, 인도 등과 적극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자유무역협정(FTA) 상대국과의 무역을 순조롭게 늘리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정책에서 지각한 일본은 완전히 외톨이 신세다.
한국 대학생이 선택하는 전공과 유학에서도 일본은 중국의 발밑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일본어학교도 학생 수 감소에 고민하고 있어, 일본연구자들은 심각한 얼굴로 「일본이 더 분발해주길 바란다」고 말한다. 자신들이 실업자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본의 지반침하를 새삼 실감시켰던 것이 이번의 다케시마(독도)소동이었다. 필자는 한국 측의 언동이 너무나 경솔하다는 사실에 놀랐다. 현 한국사회에서는 다케시마(독도) 문제에 대한 반발도 「경솔한 마음」으로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상징적인 것이 올해 6월의 대한항공에 의한 다케시마(독도)상공에서의 신형기종 시험비행이었다. 일본 외무성은 대한항공의 이용 자숙이라는 이례적인 대항조치를 취했지만, 당사자인 대한항공 직원은 「소동이 일어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알았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 말했다.
한국에서는「독도(다케시마의 한국명)」를 상호로 사용하거나, 다케시마(독도) 그림을 벽에 걸고 있는 상점과 음식점도 많다. 하지만 대한항공을 포함해 모든 곳이 「일본인 대환영」이다. 일본인이 오면 필사적으로 일본어로 상대한다. 그들에게 있어 「독도(独島)」는 약간의 화제조성을 위한 아이템에 불과하기 때문에 일본인 손님이 불쾌하게 생각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하는 것이다.
정계도 마찬가지다. 한국정부에서는 현역 각료였던 이재오 특임장관(당시, 8월 31일 사임)이 감정적인 대일비판을 펼쳤다. 다케시마(독도)에서 가까운 울릉도를 시찰하려했던 자민당 의원의 입국을 거부한 8월 1일에는 다케시마(독도)에서 경비대원의 제복을 입고 사진을 찍었다. 이에 대해서는 한국 정계에서도 「그 정도로 한가한가?」라는 어이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일본의 식민지지배로부터 해방 기념일인 8월 15일을 전후해서는 한국국회의 「독도특별위원회」와 여야당의 당대표가 각각 다케시마(독도)방문을 예고했지만, 모두 기상악화를 이유로 취소되었다. 여야당대표의 방문은 연기가 아닌 중지. 특별위원회는 「8월 중에는 갈 것」이라고 했지만, 결국에는 31일에 국회 내에서 위원회를 열고 끝났다. 게다가 이 방문이 실현되지 않았던 것에 대해 항의와 비판이 나왔다고는 듣지 못했다. 이젠 아무도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양 말이다.
◇좀 더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한국이 일본에게 있어「어떻게 되건 상관없는 나라」라면 이런 상황을 방치해도 문제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동아시아에서 일본의 동반자로서 함께 중국과의 관계를 생각할 수 있는 상대는 한국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입장에서도 사정이 (일본과)같겠지만, 국제사회에서의 급속한 지위상승에 취해있는 한국이 이런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그럼으로 우선은 우리가 「현재의 한국은 일본에 대해 모른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일본을 이해시키려는 방안을 생각해야만 할 것이다. 한국을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들의 안전보장을 위해 필요한 작업이다.
독도본부2011.10.08. www.dokdocenter.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