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 오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폐막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 중국과 주변국들 간의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과 관련, "법적인 면에서 중국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인테르팍스·스푸트니크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폐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뒤 기자회견을 통해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지난 7월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관한 중재판결을 내릴 당시 "중국 측의 반론을 듣지 못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앞서 PCA는 필리핀이 2013년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南沙群島) 등 남중국해 영유권에 관한 중국과의 분쟁 조정을 신청한 사건에 대해 올 7월 '중국의 남중국해 관할권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분쟁 당사국인 중국은 "필리핀의 일방적 제소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PCA의 재판 전 과정에 불참했고, 판결이 나온 뒤에도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푸틴 대통령은 "중재재판에선 분쟁 당사자들의 의견과 입장을 들어야 하는데, 아무도 중국의 입장을 듣지 않았다"며 "이런 판결이 어떻게 공정하다고 할 수 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은 정치적인 게 아니라 순수하게 법적인 것"이라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는 서로를 신뢰하고 친밀한 관계를 맺어오고 있지만, 그는 내게 이 문제(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어떤 언급이나 개입도 요구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대해 "남중국해 문제에서 누구 옳고 그른지를 얘기한 게 아니라, 단지 재판 과정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일본 등이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PCA 판결을 준수하라'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푸틴 대통령의 '중국 입장 지지' 발언은 '역외(域外) 국가는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는 중국 정부의 입장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 언론들은 러시아 정부가 그동안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우린 분쟁 당사국이 아니다"며 외견상 중립적 태도를 취해왔음을 들어 이번 G20를 계기로 "러시아의 입장이 중국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전하고 있는 상황.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소식통'을 인용,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지난 4일 항저우에서 열린 정상회담 당시 양국 간 군사교류 및 안보협력 강화에 합의하면서 남중국해 문제에 "당사자가 아닌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해군은 오는 12~19일 남중국해 일대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할 예정.
푸틴 대통령은 중·러 해군의 이번 합동군사훈련에 대해선 "양국 국민의 안전을 돕기 위한 것"이라며 "(남중국해 문제엔) 개입하지 않는다. 그 지역과 관련이 없는 제3자가 개입하면 나쁜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6.09.06]
독도본부 2016.09.27 www.dokdocenter.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