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중순 열리는 러시아와 일본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영유권 분쟁 문제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은 이달 15~16일 일본에서 개최되는 러·일 정상회담 앞두고 3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만나 쿠릴 4개섬 영유권 문제·평화 조약 체결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NHK 등 일본 언론이 4일 전했다.
NHK는 양측이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향후 러·일 정상회담에서도 문제 해결에 진전이 있을지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기시다 외무상은 러시아군이 지난달 쿠릴 4개 섬에 지대함 미사일을 배치한 것에 대해 “우리나라 입장과 상반돼 유감”이라고 항의했다. 그는 또한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평화조약 체결문제에 대해 시간을 갖고 차분히 논의했다”면서도 “입장의 차이를 극복, 양쪽이 수용 가능한 형태로 체결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서로가 일치한 측면도 있지만 다른 측면도 있다”며 “문제는 복잡하지만 강한 인내심을 갖고 치밀한 작업을 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또한 그는 “양쪽의 원칙적 입장에 접근하는 것이 간단하지는 않다”고 말하고 “첫 걸음은 평화조약 체결”이라고 언급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이에 대해 러시아 측이 쿠릴 4개섬 영토 분쟁 현안을 “뒷전”으로 돌렸다고 지적하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 문제가 더욱 도랑으로 빠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산케이신문은 라브로프 장관이 아널 회담 시작 전 서로 악수하고 기념촬영을 하는 관례를 무시했으며, 두 사람 모두 기자회견을 하며 눈도 마주치지 않고 악수는 했으나 어색한 미소를 보였다고 전했다. 산케이는 또 푸틴 대통령이 15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정상회담이 예정된 야마구치(山口) 현에서 숙박은 하지 않고 도쿄로 바로 향하는 방안을 일본 측에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약 70년 가까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쿠릴4개섬 문제에 대한 협상을 진전시키고자 공을 들여왔다. 일본 정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일에 맞추어 1000억엔(약 1조 628억원)의 투자 기금을 조성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기시다 외무상은 2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와 만나 아베 총리의 친서를 전달했다. 푸틴 대통령이 외국 정상이 아닌 각료와 만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기시다 외무상과 약 30분 간 영토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일본 방문이 유의미하면 좋겠다”면서 아베 총리에게 보내는 친서를 기시다 외무상에게 전달했다. [아시아투데이 2016.12.04]
독도본부 2016.12.11 www.dokdocenter.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