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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EEZ기점’ 에 힘 모을때

‘독도 EEZ기점’ 에 힘 모을때


〈이장희 한국외대 대외부총장·전 대한국제법학회장〉

오는 12일부터 이틀 동안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리는 배타적 경제수역(EEZ) 경계획정 협상에서 정부는 EEZ 기점을 종전의 울릉도에서 독도로 변경하기로 정했다. 정부는 내부의 많은 토론을 거친 후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해당부서의 조직 이기주의를 초월해 대승적 관점에서 주권수호와 역사 바로세우기의 방향이라는 국익차원에서 정부가 내린 결정을 환영한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 반세기 동안의 조용한 외교가 독도영유권의 실효성을 강화하기는커녕 오히려 독도영유권을 침탈하는 빌미로 일본이 1999년의 ‘신한일어업협정’을 악용한 데 연유한 것 같다.

- 정부 결정이 옳은 4가지 이유 -

이제 남은 일은 우리 모두가 정부의 이러한 결정에 국민적 힘을 실어 주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 내부에 이러한 정부의 방침에 대해 국제법적으로나 국익차원에서 객관성 없는 과거 주장을 반복 강변하는 일부 의견들이 있어 심히 안타깝다.

울릉도 EEZ 기점 주장자들의 논거는 4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해양법상 독도는 섬(Islands)이 아니고 암석(Rocks)에 해당되기 때문에 EEZ를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둘째, 일본의 독도분쟁화 작전을 배제하기 위한 출발점이 EEZ 협상과 독도영유권 문제의 분리를 통해 울릉도와 오키섬의 중간선을 경계선으로 하는 것이라고 한다. 셋째, 독도 EEZ 기점은 제주도 남부에 있는 암석인 도리시마(鳥島)와 단조군도(男女群島)를 EEZ 기점으로 삼으려는 일본의 시도에 동일한 타당성을 부여해, 이로 인해 한국이 독도 기점시 갖는 수역보다 더 많은 수역을 잃는다는 것이다. 넷째, 한국의 독도 기점 주장에 국제법적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독도는 국제법상 엄연한 도서로서 해양법 제121조 3항 ‘인간거주 가능성’ 및 ‘독자적 경제생활 지속’의 2가지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독도의용대 수비대장 홍순칠은 1953~56년 대원 33명과 함께 3년이나 거주했고, 현재는 김성도씨 부부와 경찰대원 40여명이 서도에 엄연히 거주하고 있다. 자체 경제생활의 기준인 식수문제는 표면수이기는 하지만 서도의 물골에서 식수가 나오며, 김성도씨 부부는 이 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저명한 해양법학자인 조너선 차니(Jonathan I. Charney) 교수는 ‘인간거주 가능성’ 및 ‘독자적 경제생활 지속’에 대해 지리학적·자연과학적 요건이라기보다는 사회·경제적 환경에 관한 요건의 관점에서도 판단해야 한다고 광의로 해석하고 있다. 일본은 독도보다 크기나 객관적 기준에 훨씬 미달하는 오키노 도리시마도 인공적 건축을 통해 도서라고 무리하게 주장하면서 EEZ 기점을 주장하고 있다.

둘째, 독도 분쟁화를 위한 일본의 작전을 배제시키자는 논거는 현재로서 아무 의미가 없다.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는 우리 정부가 서면으로 응하지 않으면 문제될 것이 없고, 해양법재판소의 일방적 강제 관할권 문제도 지난 4월 관할권 배제선언으로 전혀 염려할 이유가 없다. EEZ 경계획정문제와 독도영유권 분리논의도 지난 4월 일본 보안청소속 비상업선의 EEZ에 대한 무단 탐사 시도를 계기로 큰 의미가 없다. EEZ 경계획정 문제가 어려운 이유는 독도영유권 분쟁이 그 중심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너무나 명백하기 때문이다.

- 우리 주권 올바로 세우는 대업 -

셋째, 독도를 EEZ 기점으로 하면 일본이 제주도 남부에 있는 일본섬 도리시마와 단조군도를 기점으로 EEZ를 선포해도 막을 수가 없기 때문에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국적이 어디인지 의심스럽다. 독도(18만㎡)를 담요 두장 크기도 안 되는 무인도인 일본의 도리시마(50㎡) 및 단조군도와 동일한 수준으로 비교하는 발상 자체가 일본인이 아니면 생각도 못하는 주장이다.

넷째, 한국의 독도기점은 유엔해양법 제121조 1항(섬의 자격)과 제74조(경계획정에 대한 형평한 결과)에서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울릉도-독도 중간선을 EEZ 기점으로 삼자는 일본의 주장은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는 전제하에 출발한 것으로서 국제법적으로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다. 처음부터 일본은 불법적 주장을 하고 있다.

독도기점 EEZ 경계획정은 역사와 주권을 올바르게 세우는 우리 민족의 성업이다. 소승적 이해를 넘어 대승적 견지에서 독도 EEZ 기점에 우리 모두 국민적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2006년 06월 09일 18:18:04 경향신문


[독도기점포기가 국익이라는 주장]

독도 기점 EEZ 획정 신중하게 
 
  김찬규 경희대 명예교수/국제법  
 
오는 12~13일 이틀 동안 도쿄에서 한일 간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 획정에 관한 외교교섭이 열리게 되었다. 한일 간 EEZ 경계 획정 외교교섭은 1996년에서 2000년까지 이미 4차례 있었지만 해양 경계 획정이란 것이 워낙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것이어서 일반인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있게 될 교섭은 지난 4월 하순에 있었던 ‘동해 사태’의 연장선상의 것이어서 국민의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없다.

2000년까지 4회에 걸친 외교교섭이 무위로 끝난 것은 일본의 턱없는 주장 때문이었다. 그때 우리가 한일 간 EEZ 경계선으로서 울릉도와 일본 섬 오키(隱岐)의 중간선을 제안한 데 대해 일본은 울릉도와 독도의 중간선을 들고 나왔다. 이것은 한국령 독도가 자기네 것임을 전제로 한 것이며, 백 보를 양보해서 그렇다 치더라도 독도가 EEZ 또는 대륙붕을 창출할 수 있는 섬인가 하는 국제법상의 문제에 대해 여과 없이 들고 나온 안이어서 처음부터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이번 회담에 양측이 최종적으로 어떤 안을 들고 나올지는 가변적이지만, 중요한 것은 객관적 기준에서 크게 일탈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어느 누구라서 국익을 외면하는 이가 있으랴마는 지나친 탐욕이나 도를 넘는 주장은 나라의 위신을 훼손할 뿐 아니라 국익 증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일각에서 이번 회담에서만은 우리가 독도를 기점으로 권리 주장을 해야 한다는 강력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이것은 어떻게 평가되어야 할 것인가? 생각건대, 이러한 목소리가 돌파력을 가지고 현안 해결의 길잡이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이 극복되어야 하고, 다음으로 그것이 한일 간 해양경계 획정에서 ‘형평한 해결을 달성’하는 방안이 되어야 함과 동시에 우리의 전반적인 국익과도 상치하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여기서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이 극복되기 어렵다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다. 국제재판의 판결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일본이 독도를 포기하는 경우를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독도 영유권 문제를 동결시킨 채 해양경계 획정을 추진하는 방안이 있겠으나, 1998년의 한일 어업협정에 대해 보인 우리 국민의 반발에 비춰 이 방법 또한 쉬울 것으로는 생각되지 아니한다.

한일 양국이 모두 당사국인 유엔 해양법협약은 “해양경계 획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형평한 해결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하고 있다(제74조1항.제83조 1항). 해양경계 획정에서 형평한 해결을 달성하기 위해 국제판례는 섬에 대해 완전한 효과를 인정하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반분(半分) 효과 등 부분적 효과만을 인정하하거나 그 존재를 완전히 무시해 버리기도 한다. 이러한 국제 판례에 비춰 독도를 기점으로 하려는 것이 과연 국제법의 기준에 맞는 것인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끝으로 정책 결정에서는 결정된 정책이 전체적인 국익에 맞는가 하는 측면에서 검증되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 서해에는 해초(海礁).동남초(東南礁)란 중국 섬이 있고, 남해에는 도리시마(鳥島).단조군도(男女群島)라는 일본 섬이 있다. 우리가 독도를 기점으로 하게 되면 중국과 일본이 자기네 섬을 기점으로 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해양경계 획정은 고도의 전문성과 기술성을 요하는 작업이다. 이에 전문지식이 없는 이들이 참견한다면 국익에 큰 손상이 오게 됨을 알아야 할 것이다.

2006.6.6.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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