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지도전문출판사 동해-일본해 병기
일본의 저명한 지도 전문출판사가 펴낸 세계지도 책자에 ‘동해(東海)’가 ‘일본해(日本海)’와 함께 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한일 양국간에 동해 명칭 표기 논쟁이 불거진 1990년대 이후 일본에서 발간된 대부분의 지도 책자에 ‘일본해’로만 표기돼 온 사실에 비춰볼 때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동해’를 병기한 지도 책자는 일본의 지도 전문출판사인 쇼분샤(昭文社)가 수년 전에 발간한 ‘세계지도장(世界地圖帳)’ 3종. 최근까지 개정판이 나온 이들 책자의 ‘조선반도’ 편에는 모두 한자로 ‘일본해’가 먼저 표기되고 그 아래 괄호 안에 ‘동해’가 함께 표기돼 있다.
이 책자들은 동해와 유사한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바다를 1974년 국제수로기구(IHO)의 지명 표준결의안에 따라 ‘English Channel’과 ‘La Manche’로 병기하고 있다.
이 출판사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해당 국가가 사용하는 명칭도 함께 표기하자는 뜻에서 ‘동해’ 표기를 병기해 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일본 국내에서 발간된 전문 지도 책자에 동해가 병기된 사례가 드물었기 때문에 비록 일부이기는 하지만 ‘동해’가 함께 병기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해당 책자의 주요 편저자에 전 일본국제지도학회장 등이 포함돼 있어 그 의미가 더욱 크다는 것.
경희대 국제경영학부 김신(金新) 교수는 “이는 사실상 일본 학계에서도 동해 병기를 인정한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사례”라며 “앞으로 일본에서 출간되는 전문 지도 책자의 동해 병기 실태를 조사해 일본 정부와의 협상 때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 교수는 또 “대부분의 국가가 지도 제작시 기준으로 인용하는 IHO의 공식책자 ‘해양의 경계’ 4번째 개정판이 4월에 나올 예정인 만큼 이 개정판에 동해가 병기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실태를 IHO 회원국들에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2002. 1. 5. 동아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