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독도, 울릉도 주변을 묶어서 국립공원으로 지정할 계획안을 각의에서 의결하였다는 소식을 보도에서 접하였다. 그동안 독도에 관한 모든 사안을 일본의 재가를 얻어서 처리하는 듯한 인상을 보였던 정부에서 독자적으로 독도일원을 국립공원으로 만든다는 계획안을 결의한데 대하여 일단은 환영의 뜻을 표한다.
독도 영토위기는 한국과 일본사이에 체결된 조약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한국정부에서 일방적으로 국립공원으로 지정한다고 해도 영토위기 해소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대한민국 영토라고 간접적으로나마 표현 하려는 자세를 취하려고 했다는 바로 그점에 대한 정부의 노력을 인정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정부의 노력이 순수하고 독자적인 결정이라는 전제아래 하는 말이다. 인도-파키스탄의 캐쉬미르 분쟁이 보여주듯,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보여주듯 남의 영토에 대한 부당한 간섭과 주장, 교육, 선전은 바로 전쟁으로 발전하는 것이 보편적인 세계현상이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은 부당한 팽창야욕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이런 일본의 야욕에 대해 단호한 자세로 대응하지 못하고 침묵으로 일관하여 국제법상 묵인에 해당하는 영토포기행위를 해온 역대 한국정부의 책임은 일본의 영토야욕보다 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범죄행위에 해당한다.
한국정부의 침묵은 영토포기의사로 간주되어 일본의 야심을 더욱 부추겼고 독도 영유권에 대한 혼란을 국제사회에 초래하였으니 그 모든 문제의 책임은 영토수호를 포기해온 한국 정부의 책임으로 귀착된다.
한국정부에서 단호한 대응을 취하였다면 독도문제는 이미 완전히 해결 되었을 사안이다. 그동안 역대정부에서 일본 극우세력과 일본정부의 정치적, 금전적 혜택에 기대어 정권을 잡고 다시 그 은혜와, 지원이라는 당근에 끌려 자국의 영토주권을 포기하는 엄청난 범죄행위를 저질러 온 것이다.
일부 식자층은 미국 지배하의 동아시아 정세에서 무슨 재주로 영토주권을 온전하게 행사할수 있었겠느냐는 면피성 발언을 서슴치 않으나 영토주권은 무슨 전제가 있는 것이 아니며 한국이 독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초반부터 피력하였다면 미국도 인정하고 나왔을 것이다. 바로 그 사례가 미 군부의 직할체계에 편입되다 시피 했던 이승만 정권하의 평화선 선언이다.
그 이후의 정권이 이승만정권보다 훨씬 후퇴한 대일 행태를 보인 것은 미국의 간섭도 아니요, 일본의 로비도 아니다. 바로 정권담당자의 민족의식 부재와 대일본 이해관계에 기대선 정치적 입지 때문이었다.
이런 정부의 입장은 독도의 영토주권을 갈수록 위태롭게 만들었고 드디어 1999년 이후에는 신한일어업협정을 체결하여 일본과 법률상으로는 독도를 공동으로 관리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 독도 주변에 일본 법령이 집행되는 비극적인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제 국민의 영토문제에 대한 자각이 서서히 시작되고 이런 국민의 정서가 정부의 책임을 묻기 시작하는 단계에 국립공원 지정안이 나오게 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우려사항을 전하지 않을수 없다.
그 첫째가 국립공원 지정이 지금까지 국민의 비난을 자초해 온 독도입도 금지를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입도금지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도 납득할수 없는 해괴한 조치로 독도가 일본 외무성의 직접 관할하에 있다는 한 증거물이 되어온 감이 있고 이점을 한국, 일본 양국 정부에서 충분히 알기 때문에 이런 비난과 모순점을 가리우기 위한 수단으로 국립공원안을 들고 나왔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환경 보전도 좋지만 한국인의 독도 방문 때문에 환경이 나빠진 일은 전혀 없음을 정부는 분명하게 인식하고 국민의 입도를 막는 여러 조치들을 폐지하기 바란다. 국립공원안이 시행된후 한국인의 모든 접근은 금지되고 일본 함정만 출입한다면 참으로 비극적인 사태가 아니겠는가.
세 번째로 독도에 대해 지금까지 문제가 되어온 국익에 크게 보탬이 되는 여러 시설물을 짓지 못하고 꼭 필요한 자원개발도 막는 수단으로 국립공원안을 이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네 번째로 독도 영토위기를 결정적인 단계로 끌어 올린 사건은 1999년 체결된 신한일어업협정이니 무엇보다 먼저 신한일어업협정을 파기하고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독도영유권에 위해가 되는 외국의 도전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임을 분명하게 선언해야 한다.
다섯 번째로 독도영토 보위에 관한 군당국의 책임있는 방어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한국에서 현실적으로 안보상 가장 취약지가 바로 독도인데 이를 방치한채 국립공원안이나 만들어 내는 것은 아직 영토수호의지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여섯 번째로 이번 국립공원안으로 독도에 대한 주민의 접근과 거주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독도를 배타적 경제수역을 가질수 없는 암초로 고착시켜 독도의 해상권리를 소멸시킨 잘못된 해양 질서를 유지하고 국민의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의 근원을 봉쇄하는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
일곱 번째로 이번 국립공원안이 독도영유권을 둘러싼 한국인의 민족의식을 소멸시킬 목적으로 준비된 한일간 기득권층의 검은 유착에 근거한 국제적인 음모에서 출발한 것이라면 우리는 단호하게 이를 배척할 것이다.
한국사회는 국립공원안을 독도영토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독도 영토위기는 신한일어업협정을 파기하고 독도의 배타적 경제수역이 온전하게 펼쳐지는 새로운 영유권 협정을 체결해야 해결되는 것이다.
국립공원과 신한일어업협정의 상호관계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많은 국민들과 언론들은 이번 정부의 발표를 독도 영유권 위기가 해소되었다는 위로의 말로 각색하여 듣고싶어 한다. 이것은 자기 최면이지 문제의 해결은 아니다. 독도 영유권 위기는 계속되고 있으며 점점더 심각한 상황으로 악화되고 있다.
이번 환경부의 국립공원 계획안이 음모에서 나왔건 아니면 어느 부서의 단순한 기획에서 출발했건 독도위기를 해결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문제해결의 출발은 우리의 결단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 결정이 순수한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우리는 믿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