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주장.조치.행동 무시의 문제: 국제법상 묵인 효과의 발생 가능성
그간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의 외교적 항의를 초래하는 조치는 최소화하되, 조용하고도 은밀하게(?) 실효적 지배를 유지.확대.강화함으로써 중.장기적 차원에서 일본으로부터 독도영유권에 대한 ‘묵인’을 가져오도록 하자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속된 말로 하면, 독도문제에 있어서 문제를 시끄럽게 만들지 말자, 일본의 ‘독도분쟁화 전략’에 말려들지 말자는 것이었다. 이것이 우리 정부의 대일 독도외교의 본질이자 그 전부였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이는 ‘문제 축소’ 혹은 ‘무시.무대응’ 전략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물론 일본 정부가 한국의 독도영유권 (입장과 주장)을 계속 ‘묵인’하고 가만히 있기만 있어 준다면, 우리의 독도 영유권 강화, 일본의 영유권 주장 완전포기(금반언의 법적 효과)를 야기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묵인 혹은 반대(외교적 항의나 이의제기) 기회의 불이용으로 영유권을 상실한 사례가 있다. 본고에서 살펴본 동부그린란드사건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순진한?) 기대대로 일본이 우리측의 독도 영유권이나 실효적 지배를 묵인해 줄 가능성은 제로이다. 일본이 101년 전인 1905년 2월 22일 시마네현(島根縣) 고시로 독도를 편입할 때부터 그들의 침략적 근성이 잘 드러난 바 있다. 반세기 전 한국전쟁 기간과 정전협정 성립 직후 우리 영토의 막내인 독도를 침탈하려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를 상기하면, 답은 자명해진다. 실제로 일본은 기회가 있으면 독도 영유권 주장을 통해 우리의 실효적 지배에 시비를 걸어 왔다. 그런 점에서 묵인에 의지하는 소극적인 외교는 재고되어야 마땅하다.
반면에 그간 독도와 관련해서 우리의 무시 내지 축소전략에 대해, 일본측의 묵인에 의한 우리의 독도 영유권 강화.확대를 가져왔다기보다는 그 반대로 일본의 새로운 영유권시비 주장과 조치를 불러왔으며, 일본에 의한 독도 관할권 침탈.훼손.잠식 기도를 초래하였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특히 1999년의 ‘신 한.일어업협정’에서 독도주변에 중간수역을 설치한 것이라든가, 일본의 다케시마 지도 작성 및 국제사회에의 광범위한 배포, 인터넷 온라인상이나 지도 등에서의 다케시마/독도 병기, 니혼시도가이(日本士道會) 등 일본 극우단체 회원의 독도 상륙기도 등은 그러한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오늘날 독도에 대한 우리측(정부와 민간)의 일거수일투족을 세심하게 추적하고 있는 일본이 행여나 묵인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하겠다. 그와는 정반대로 우리측의 관할권을 보다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더욱 올바른 접근이라고 생각된다.
- 독도본부 제5회 학술토론회(무대응-독도넘기는 가장 손쉬운 방법.제성호 중앙대법대교수 발표) 06.03.17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