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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를 위한 전쟁

전쟁의 명분을 세우는 일은 흔히 전쟁 자체보다 힘든다고 한다. 그래서 동서고금의 전쟁 수행자들은 야만적 전쟁을 합리화하기 위해 온갖 궁리를 한다. 그 결과 상식을 비웃는 기발한 궤변과 거짓이 진실의 탈을 쓴 채 등장한다. 전쟁 언저리에 난무하는 얘기를 곧이 믿는 것은 그만큼 어리석다.

1991년 걸프전 문턱에 등장한 거짓말가운데 압권은 이라크가 포신 길이가 수십 미터에 이르는 거포(巨砲)를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지나간 대포 전성시절 몽상가들이 꿈꾼 것처럼, 보통 대포보다 몇 배 굵은 포신을 여럿 연결해 사거리와 파괴력을 수백 배 키운 사상 최대 거포를 몰래 조립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위장한 화학 공장에 즐비한 대형 쇠파이프들이 증거로 제시됐고, 연결용 리벳 구멍이 숭숭 뚫린 이 것들이 독일제란 사실도 강조됐다.

국제 언론이 열심히 전파한 이런 주장은 몰상식하다. 쇠파이프를 아무리 단단하게 연결해도 포신 노릇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도 전쟁 수행자들과 추종적 언론이 황당한 얘기를 떠든 이유는 이라크가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없이도 유럽까지 위협한다고 선전,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거센 반전 여론을 누르기 위해서 였다. 막상 전쟁이 시작되자 거포 얘기는 사라졌다. 쇠파이프가 실제 화학 공장용이었던 것은 물론이다.

미국이 준비하는 이라크전의 몰상식은 유엔무기사찰단이 찾아냈다는 화학탄두 얘기로 시작하는 듯하다. 대량살상무기 은닉증거를 찾기 위해 후세인의 거처까지 샅샅이 뒤진 사찰단이 발견한 그럴 듯한 물건은 122mm 화학탄 빈 케이스 10여 개가 고작이다. 이 걸 두고 일부에서는 대뜸 독가스 탄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호들갑이다. 그러나 탱크전 등에 쓰는 연막탄도 화학탄이고, 이런 포탄의 사거리는 수십 km에 불과해 대량살상무기와 거리 멀다. 숱한 군대가 보유한 화학탄 껍데기 몇 개를 놓고, 전쟁의 최대 명분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은 것처럼 선전하는 것은 오히려 명분이 궁색함을 일러준다. 어떤 거짓을 동원해서라도 전쟁을 해야 할 절실한 필요가 있음을 말한다.

그 긴요한 전쟁 목적이 석유자원 확보라는 사실은 이제 소곤댈 비밀도 아니다. 부시 행정부는 대량살상무기 위협제거와 이라크 민주 회복을 말하지만, 정부 주변 전문가들은 사우디에 이어 세계 2번째 석유 매장량을 지닌 이라크 장악이 진정한 목적임을 숨기지 않는다. 부시 행정부 전략가들은 부시 전 대통령이 걸프전 때 이라크를 무력화하는데 그친 것을 큰 실책으로 여기고 있고, 이번에는 아예 이라크를 직접 장악해 21세기의 안정적 석유 조달 기반을 마련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전략은 최대 산유국 사우디와 이슬람 권에서 미군 장기주둔과 이라크 고사(枯死)전략에 반발, 반미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비롯된다. 또 미국 석유자원이 2010년쯤 바닥날 처지에서, 이라크는 미국 석유 수요의 절반 이상을 채워줄 유일한 나라라는 얘기다. 이라크를 장악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통한 사우디의 원유가 결정력도 약화시킬 수 있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원대한 제국주의적 포석으로 보는 배경이다.

지난 주말 미국과 세계 각지에서 물결 친 반전 시위의 키워드는 ‘No War for Oil’이었다. 석유이권 다툼에 끼지 못하는 독일의 반전 시위대는 ‘No Blood for Oil’이라고 한층 자극적 구호를 외쳤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 러시아 프랑스 등은 벌써 전쟁 뒤 석유자원 배분을 열심히 협상하고 있다. 저들끼리 암묵적으로 합의한 전쟁 명분은 국익 추구와 이익 타협이다. 우리도 모른체 따르는 것이 당장 현명할지 모르나, 전쟁의 숨겨진 진실만은 늘 천착해야 한다. 정의나 민족이나 동맹 따위보다 오로지 국익이 중요하다는 이들이 깨우쳐야 할 게 있다. 동맹은 언젠가 전설이 되지만, 민족은 신화가 아니다.

편집국 부국장  btkang@hk.co.kr 2003.1.22.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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