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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정책의 패배

미군은 이라크에서 해방군이 아니다. 침략군이요, 점령군이다. 이라크 인민은 그들을 환영하지 않는다. 미군은 전투에서 승리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라크 민심을 잡는 마음의 전쟁에서 패배할 것이다. 무엇 때문인가 단순히 민간인 지역을 가리지 않고 떨어지는 ‘정밀하지 못한 폭격’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은 이미 이라크의 1990년 쿠웨이트 침공 이후 조용한 전쟁이라고 부르는 경제제재를 계속해 왔다. 봉쇄정책은 이라크 민중을 조용히 학살했다. 경제제재 이전에 이라크는 세계에서 유아 사망률이 가장 낮은 국가에 속했고, 소아과 의사들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어린이 비만이었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나면서 5살 이하 어린이가 매달 평균 5000명 이상 죽는 유아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로 변했다.

미국에서는 맞춤형 봉쇄라고 한다. 정권과 주민을 분리하고, 주민에 대해서는 인도적 지원이 계속되었다고 주장해 왔다. 그것은 거짓말이다. 미국과 영국이 주로 거부권을 행사해온 유엔의 이라크 경제제재위원회는 이라크가 신청한 인도적 수입물품의 49%를 거부했다. 탁구공은 민간인에게 반드시 필요한 물품이 아니라고, 학생들의 연필은 연필심에서 추출된 탄소가 비행기에 칠해지면 레이더를 교란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물을 정수하는 데 사용되는 염소는 화학물질로 분류되어 거부당했다. 청소하는 데 사용되는 합성세제도, 응급환자를 수송하는 구급차도, 의약품을 보관하는 냉동차도 단지 군수용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금지 품목이 되었다. 상하수도 시설이 이른바 스마트하지 않은 폭격으로 파괴된 상태에서 오염된 물은 질병을 만연시켰고, 의약품 부족으로 가벼운 병으로도 많은 주민들이 죽어 나갔다. 미군이 현재 이라크에서 맞서고 있는 진정한 적은 후세인 정권이 아니라, 이라크 민중의 분노와 증오다.

전쟁이 끝나가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강경파는 봉쇄정책이 이라크의 군사력을 약화시킨 효과적인 외교적 수단이라고 확신할 것이다. 미국은 현재 세계인구의 42%, 75개 국가에 대해 소극적인 무역제재가 포함된 경제제재를 취하고 있다. 봉쇄정책은 과연 성공했는가 그렇지 않다. 이라크에는 후세인 정권을 대신할 정치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경제제재가 후세인 정권을 강화시켰기 때문이다. 외부 세계와 고립된 이라크에서 중간계급은 몰락했고, 유능한 인재들은 국외로 이주했다. 오직 배급식량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주민 통제력은 높아졌다. 봉쇄정책은 대안세력의 형성을 봉쇄했다.

국제적으로도 미국식 봉쇄정책은 효과적인 외교적 수단이 되지 못할 것이다. 경제제재는 탈냉전 이후 새로운 외교수단으로 평가되고 있다. 때때로 국제적인 경제제재가 인권 개선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정책이 가장 대표적이다. 그렇지만 경제제재가 민주주의와 인권의 효과적인 압력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동의가 필수적이며, 목표도 뚜렷해야 한다. 협조했을 경우의 유인책을 확실히 보장해야만 외교적 압력은 효과적이다. 그렇지만 이라크 사례처럼 경제제재가 전쟁의 예비단계로 인식된다면, 어떠한 상대국가도 협조하지 않을 것이다. 외교가 사라진, 군사력에 의존하는 국제질서는 야만적 상태나 다름없다.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봉쇄의 강도를 더 높여야 한다, 이중용도 제품에 대해 더 엄격한 판정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경제제재는 정권과 주민을 분리하지 않는다. 이미 포괄적 경제제재가 취해지고 있는 상태에서 봉쇄의 강화는 외교가 아니라, 민간인을 죽이는 소리 없는 전쟁일 뿐이다. 민족의 가슴에 분노를 키울 수 없다. 봉쇄정책은 실패한 정책이다. 이라크의 비극적인 역사의 복수가 한반도에서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김연철/고려대 아세아 문제연구소 연구교수  2003.4.9.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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