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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평화의 바다’ 이름, 노골적인 일본 편들기

노무현대통령이 2006년 11월 일본의 침략적 팽창주의 정신을 대표하는 아베수상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우리나라의 동쪽바다 이름을 ‘평화의 바다’로 부르자고 제안했다고 알려졌다. 한참 뒤 이 사실이 알려져 언론지면에서 외교관행상 한국 대통령으로서 매우 잘못된 제안을 한 것이라는 질책과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노무현대통령은 세간의 비판에 대하여 잘못을 인정하기 보다는 공정한 제안인데 왜 비판하느냐고 반발하는 입장인듯 한다. 지난해 제안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일본은 일본해 한국은 동해라고 하니 조금씩 양보해서 평화의 바다라고 하면 뜻있는 한국인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노무현대통령의 제안은 매우 잘못된 것이며 결코 공정한 제안이 아니다. 왜 노무현대통령의 제안이 잘못된 것인지 그 이유를 짚어 본다.

우선 대통령은 국가 원수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제안은 국가의 공식 제안으로 간주된다. 일본과 한국이 바다 이름을 가지고 다투는 것은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이다. 왜 바다 이름을 가지고 다투는가. 독도와 해산의 귀속이 결정될 사안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2006년도에 한국과 일본이 무장경찰까지 동원된 긴박한 상황으로 대치했던 이유는 국제수로기구에 바다 밑 이름을 등재하는 문제 때문이었다. 이 대치사건에서 국민들은 한국이 강경파 노무현 대통령이 강력하게 대응하여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 것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을지 모르나 실제로는 한국이 이름 신청을 완전히 포기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사실상 항복) 일본 함정이 물러난 것이다. 노무현대통령은 선거 전략상 유리할 것이라고 보고 국가 대사를 정략적으로 써먹었을지 모르나 우리가 이름 등재를 포기한 이점은 앞으로 두고두고 우리의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무현대통령이 한국이 내세워 일본과 다투는 이름을 버려두고 ‘평화의 바다’니 ‘우호의 바다’니 하는 이름을 제안한 행위는 일본정부와 국민에게 일본해라는 이름이 정당한 것임을 확신시켜 줄 것이며 전 세계에 일본해가 정당한 것이고 한국 주장이 틀린 것임을 한국 대통령이 인정했다고 선전할 구실을 만들어 준 것이며 세계 사람들도 당연히 그렇게 인정할 것이다.

그만큼 독도 영유권 해산의 귀속문제바다 밑 이름 등재에서 한국은 치명적인 약점을 안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도 일본과의 싸움이 힘겨웠던 점을 전제한다면 한국 주장 이름은 거의 끝난 문제라고 봐야 할 것이다. 거기에 더하여 정부 부서가 대통령의 의사를 거스를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제 이 문제는 더 이상 거론할 의미가 없어지고 만 셈이다. 참으로 기가 막힌 대통령 직무수행이다.

다음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제안이 매우 공정한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는데 이런 발상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엄중한 비판을 면할 수 없는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노무현대통령의 표현대로라면 서로 일본해니 동해니 주장하면 결론이 나지 않으니 한발씩 물러서자고 한 것이고 그러면 공정한 것 아니냐 하는 말인데, 이런 주장은 이름 문제가 왜 제기 되었으며 과정이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매우 철없는 주장으로 한국 대통령이 한국 국민의 정당한 주장을 짓밟고 일본의 손을 들어주는 어리석은 짓이다.      

길 가는 선량한 사람의 물건을 빼앗은 강도와 빼앗긴 물건 주인이 다투고 있는데 구경꾼이 지나가다가 ‘싸우면 되느냐, 서로 한발씩 양보해서 사이좋게 지내야지’ 하고 훈계하는 식이다. 이건 공정한 행위가 아니다. 공정한 해결을 방해하는 짓이다.

금까지 약 5백년 가까이 우리의 동쪽 바다는 한국의 관할아래 있었던 것으로 세계의 옛 지도와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제안은 세계의 기록된 인식을 무시하고 짓뭉개는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본해라는 이름은 1880년대까지 일본정부와 일본인 자신들이 일본의 바깥쪽 바다를 이르던 이름이다. 지금의 동해바다는 조선해라는 이름을 부쳐 쓰고 있었다. 그런데 일본의 조선 침략이 노골적으로 펼쳐지던 그 시기에 일본은 조선해라는 이름을 버리고 일본해를 안쪽으로 일방적으로 옮겨 부르기 시작했다.

이후 일본은 조선 병탄을 끝내고 대륙침략의 길로 내달렸다. 대한민국은 이제 겨우 일본의 이런 침략 기조를 비판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시작한 참이다. 그 하나로 동쪽 바다 이름 문제가 제기 되었는데 한국 국민과 정부 부서가 힘들여 싸워온 영역에 그 과정과 정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국 대통령이 이해할 수 없는 궤변을 내세워 찬물을 끼얹는 행위를 하는 것을 어떤 말로 합리화 할 것인가.

더구나 골수 일본 극우파의 정신을 그대로 일본 국가 이념으로 삼겠다고 공약하고 실천하는 아베 수상을 만나 한국의 영토와 관련된 사안을 함부로 처리하여 국가의 기틀을 허물어 버리는 행위를 한 것은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는 만행이다. 노무현대통령은 자신의 잘못을 국민 앞에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더 이상 혼란스러운 발언을 하지 말아야 한다.

 2007.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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