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사연구재단이 전국 초·중·고교에 배포키로 했던 '고구려사 읽기자료'가 외교부의 제동으로 전면 유보됐다는 지적이 20일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유기홍 의원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7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고구려사연구재단측에 학생들을 위한 읽기자료 제작을 의뢰, 당초 지난 9월부터 일선 학교에 배포할 계획이었지만 외교부가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 가능성을 들어 이의를 제기하면서 내용이 수 차례 수정된 데 이어 최근에는 인쇄ㆍ배포작업 마저 중단됐다.
이와 관련, 유 의원측은 "외교부 차관이 10월 1일에 열린 관계부처 차관회의에서 읽기자료 배포를 유보할 것을 강하게 주장했다"는 내용이 담긴 연구재단측의 내부 문서를 공개했다. 문서에는 교육부가 "정부의 입장이 외교부의 의견대로 편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 내용도 담겨 있다.
유 의원측은 또 "8월 25일 동북아시대위원회 주관으로 관계부처 실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 읽기자료 내용에 대한 수정이 시작됐다"며 "8월 23~25일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방한 당시 여론의 비판을 받았던 5개항을 구두합의하면서 읽기자료와 관련된 논의도 있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도 있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측은 "연구재단측이 읽기자료를 배포하는 것은 정치적인 대응이 아니라 논리적이고 학술적인 대응"이라며 "외교부가 뚜렷한 이유 없이 외교적 마찰 운운하는 것은 중국에 대한 저자세 외교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읽기자료는 연구재단이 만화(초등)와 삽화(중ㆍ고교)를 곁들여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반박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으로 일선 교사를 위한 심화자료도 별도로 준비된 상태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읽기자료의 배포를 논의하는 부처간 협의에서 외교부를 포함한 대다수 관계부처가 자료의 거칠고 자극적인 내용을 지적해 보완 쪽으로 결론난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고구려사연구재단은 중국의 역사왜곡에 대한 학술적 대응을 위해 지난 3월 정부출연금 50억원으로 설립됐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2004.10.21.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