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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에 얽매이면 인간이 사라진다

지금 한국 진보계의 모든 화두는 제도개선이다. 문제를 구조적으로 인식하고 제도를 개선하면 모든 것이 바뀐다는 발상이다. 세상의 큰 일은 제도로 이어진다. 그러나 제도가 모든 것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제도는 관료주의로 이어질수 밖에 없고 관료주의는 혁신을 가로막는 집단 이기의 상징이다. 민주화의 진전으로 모든 권력은 분산되었다. 대신 어떤 좋은 일도 전체의 합의 없이는 이루어질수 없게 되었으며 누구에게 딱 부러지게 책임을 물을수 없게 되었다. 또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 반대로 누구도 책임에서 벗어날수도 없다.

책임도 없고 그러면서 책임이 있는 이런 이상한 현상이 우리 사회의 변화를 바라는 모든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모든 사람의 노래는 제도화이다. 자칭 진보적일수록 그렇다. 제도화는 개인의 결단과 판단을 허용하지 않는다. 대신 수많은 위원회, 검토회를 거쳐 지리하게 진행된다. 그리고 여기서 깍이고 저기서 보태져 본래의 취지는 간곳없고 목표도 효율도 없어져 버린 개성없고 특징없는 아무에게도 해가 안되고 아무에게도 이익도 안되는 그러면서 돈을 잡아먹고 정력을 잡아 먹는 이상한 모양으로 탄생한다.

위험한 결론은 내지 않는다. 그러나 낼 필요가 없는 결론을 만들어 낸다. 누구의 탓도 아니다. 그러면서 모두의 탓이다. 특정한 개인이 특별하게 잘못한 일은 없다. 그러나 이런 지리한 결론이 모두에게 재앙을 초래하고 예산을 낭비하고 숨조차 쉴수 없는 질곡을 만들어 낸다.

요즘은 변화가 빠른 사회이다. 기업도, 사회도 결단이 빨라야 하고 변화의 조건을 만들고 흐름을 타야 한다. 그러나 아무도 책임질수 없는 이미 지나가 버린 기차표를 사기 위해 오랫동안 줄을 서서 기다리는 정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제도는 사람의 수준에 걸린다. 사람이 지혜로우면 나쁜 제도도 좋게 쓰고 사람이 모자라면 제도의 노예로 산다. 사람이 못되어 먹으면 좋은 제도를 나쁘게 쓴다. 제도가 사회를 살려주지 않는다. 제도는 오히려 질곡만 만든다.

지금 대통령의 전휑을 이야기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대통령이 무슨 힘이 있나. 아무런 힘과 결단을 할수 없는 대통령을 힘이 너무 많다고 줄이고 권력을 분산하려 한다. 권력의 집중이 가져오는폐해보다 권력의 분산이 주는 피해가 더 크다는 것을 앞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권력이 집중되어 있으면 핑게가 한곳으로만 쏠리니 사람들이 피해를 실제보다 크게 느끼고 집중만을 탓한다. 분산되어 있으면 누구를 표적으로 삼을수 없으니 나빠도 당연하게 여기고 탓을 하려고 해도 표적이 없으니 그냥 넘어갈수 밖에 없다.

사람들이 제도타령만 하고 인간의 의식과 사상 정서, 가치관이주는 영향을 지나치게 얕게 본다. 위원회가 많고 부패를 막는다는 취지아래 너무 많은 심사단위를 두니 국민이나 기업이나 숨이 막혀 죽고 만다. 잘못에 대한 책임을 분명하게 하고 대신 지나친 규체, 심사, 제도는 없애야 한다. 제도타령은 무식하고 책임없는 죽은 지식박사의 밥벌이 수단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지리함 속에서 사회는 멈추고 우리는 뒤떨어진 사회로 바뀌고 기업은 떠나고 국가는 시체가 되어 간다.

지금 교육문제에 대해 뜻있는 모든 사람이 지탄하고 학생들의 자살이 줄을 있는다. 그러나 누구의 탓도 아니다. 그러니 논의가 시작 될수도 없고 시작 되지도 않고 되어도 아무런 책임없는 앞으로 수백년이 걸려도 결론이 안날 지리한 대책회의만 이어질 것이다. 제도논쟁만 하지 말자. 권력을 주고 책임을 묻자. 그게 현명한 방법이다.

2003.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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