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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대 바다속 고려청자 900년 만에 세상 밖으로

주꾸미가 찾은 고려 선박’에 12세기 청자 1만여점 차곡차곡

 

    • 주꾸미를 낚다가 찾은 고려 선박에는 최소한 200억~300억원(문화재청 추산) 값어치에 이르는 고려청자가 숨겨져 있었다〈본지 6월 5일자 A11면〉. 문화재청 국립해양유물전시관(관장 성낙준)은 24일 충남 태안군 근흥면 대섬 앞바다에서 12세기 중·후반에 침몰된 고려 선박 1척 등을 찾았다며 인양 현장을 공개했다.

       

      수중 발굴 결과에 따르면 선박 주변에는 최소한 1만여 점 이상의 고려청자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고려 선박은 지난 5월 18일 지역 어민 김용철(58)씨가 주꾸미 잡이를 하다가 주꾸미 다리 빨판에서 청자 조각을 발견해 알려지게 됐다. 지난 4일부터 정식 수중 발굴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대섬 앞바다 인양 현장(북위 36도40분20초, 동경 126도10분35초)에는 수중 발굴 전용선 씨뮤즈호가 떠 있었고, 전시관 소속 발굴단원들이 건져 올린 고려청자 40여 점을 유홍준 문화재청장과 윤용이 명지대 교수(문화재위원·도자사)가 직접 물로 닦아내며 설명했다.

    • ▲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이 24일 태안군청에서 공개한 충남 태안군 근흥면 대섬 앞바다 출토 12세기 중?후반 고려청자들.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주전자가 오이 모양 청자주전자다. 손잡이 부분이 깨졌는데, 완형이었으면 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문화재청 제공
    • “두 마리 앵무새와 구름 무늬를 선으로 새긴 빛깔 좋은 고려청자네요.”(윤용이)

      근(近) 900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와 햇빛을 받은 고려청자가 특유의 푸른 빛(비색·翡色)을 뿜어내는 것을 보고 탄성을 터뜨리는 순간이었다. “이것, 못해도 1000만원은 하겠는데….”(유홍준)

    • ▲ 충남 태안군 대섬 앞바다에 침몰한 고려 선박에서 발견된 고려청자들을 수중 촬영한 모습이다. /문화재청 제공
    • 인양작업이 시작된 후 건져 올린 고려청자는 모두 600여 점. 그러나 해저에 침몰한 선박 안에는 고려청자가 마치 옛날 계란 꾸러미가 엮인 것처럼 짚으로 만든 완충제와 끈으로 층층이 쌓여 인양을 기다리고 있다. 대접과 접시가 주종이지만 오이 모양 주전자 등 지금까지의 수중 발굴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희귀 고려청자도 보였다. 전문가들은 ▲고려 인종 장릉(1146년)에서 보이는 통 모양 잔과 유사한 청자가 있고 ▲12세기 후반기부터 나타난 상감청자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제작시기는 12세기 중·후반기로 추정했다.

      윤용이 교수는 “유약 상태나 모양 등을 종합할 때 지금까지 여덟 차례 수중 발굴된 고려청자 중 가장 뛰어나다”며 “최상층 귀족이나 관청에서 사용하던 고급품”이라고 평가했다. 현재까지 바다에서 발굴된 고려청자는 모두 6만400여 점이다. 문화재청은 고려청자의 발전 과정을 생생히 보여주는 이 지역을 사적으로 가(假)지정했다.
  • 신형준 기자 hjshin@chosun.com  조선일보   2007.07.2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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