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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독립운동 유적·기념물 체계적 관리 절실


최근 한국 중국 등 이웃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나 일본의 전쟁책임 문제, ‘A급전범’ 인식 등을 통해 볼 수 있는 것처럼 상당수 일본 지도자그룹과 일본 사회의 우경화 동향이 심화되고 있다. 예를 들면 일본의 아베총리는 극동국제군사재판(동경재판) 당시 일본 전범들의 무죄를 주장했던 인도인 판사 유족을 이달 하순 인도 방문기간에 만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이즈미 전 총리는 8월 15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였다. 또 일본의 유력 일간지 요미우리신문은 미국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된 다음날인 8월 1일 이를 비난하는 사설을 실어 주변국의 우려를 자아냈다. 일본의 공영 NHK도 지난 13·14일 밤 2회에 걸쳐 ‘동경재판’ 특집 ‘NHK스페셜’을 방영, 전범재판의 문제점을 부각시켰다.


이러한 일본사회 동향과는 대조적으로 한국사회에서 ‘8·15’의 의미나 항일투쟁 등에 대한 관심은 차츰 멀어지고 있는 듯하다. 최근 언론에 의해 중국지역 독립운동 유적(지), 기념시설 등의 보존 및 관리대책이 절실하다는 문제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필자 또한 답사나 연구차 20여 차례 중국 동북지역을 방문하면서 중요한 독립운동 유적지나 기념물이 방치되거나 훼손되고 있는 현장을 목격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물론 국가보훈처나 독립기념관 등에서 해외 독립운동 유적지나 기념시설의 체계적 보존과 관리,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정부는 물론 관련 기념사업회나 유관단체, 후손, 학자, 교육계, 시민단체 등과 연계된 종합적 보존·관리·운영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관된 종합적 보존·관리대책 필요


중국 관내지역에 있는 임시정부나 임시정부 요인 관련 유적지는 한국인 관광객 유치나 한국 기업과의 연계를 의식한 지방정부 등이 자원하여 전시관이나 기념시설을 세우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중국 동북지방 유적의 경우 근래 동북공정이 추진되고, 또 한편으로는 소수민족 및 영토문제 등의 민감한 이슈가 제기될 것을 우려한 중국 당국의 견제심리가 반영되어 상당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중국은 중국공산당을 중심한 사회주의계열 인물과 단체, 북한은 김일성 관련 유적에, 한국은 주로 임시정부 등 민족주의계열 인물과 단체 기념사업에 치중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우리가 과거 ‘만주’라고 불렀던 중국 동북지방 독립운동 유적이나 기념물의 경우 상대적으로 보존이나 관리, 관련 연계사업이 취약한 점이 있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청산리항일대첩기념비’처럼 거대한 규모로 세우는 것이 중요한 일은 아닐 것이다. 크지 않지만, 한국인은 물론 현지 동포들과 중국인, 중국 당국의 공감과 지속적 관리, 관광이나 교육사업 등과 연계되어 미래지향적 역사인식과 가치관 창조에 기여할 수 있는 유적의 보존·관리와 기념시설 활용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중국 동북지역 한인 이주사나 독립운동 관련 유적지, 기념시설과 관련, 한국인들의 정착과 항일투쟁이 중국측의 후원, 나아가 적극 지지와 공동투쟁으로 가능했던 배경을 납득시키고 중국측의 협력을 받는다면 한국인 관련 유적 및 기념물의 보존과 관리 대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중국 흑룡강성 해림(海林) ‘한중우의공원’은 좋은 본보기이다. 김좌진 장군 등 항일운동가들의 활동과 한인 이주사, 일제침략사 등을 복합적으로 전시하여 교육 현장으로 활용하고 한국인들이 지속적으로 방문하여 나름대로 체계가 잡혀가고 있는 것이다.

현지 당국과 주민·학생 등 협조 중요


우리가 해외 독립운동 유적지나 기념시설을 제대로 알고, 찾고, 가꾸고, 후세들에게 가르치며 그 의미를 되새겨야하는 이유는 제국주의 국가의 침략과 약소민족의 저항과 투쟁이란 대립의 과거사를 반복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 목적은 바로 과거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바탕으로 상호이해와 공존을 바탕으로 바람직한 미래사회를 건설하는 데 있다.
오는 28~30일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 긴급 현안이 많겠지만, 독립운동 유적의 공동조사와 기념사업 추진 등 한·중·일 사이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역사관련 문제도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의제의 하나로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장 세 윤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내일신문  2007-08-16 오후 2:34:59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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