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에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경기도 수원 화성 가운데 수려한 경관으로 유명했던 남수문이 민족정기를 말살하려는 일제에 의해 강제로 헐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기도 수원시 김준혁 학예연구사는 15일 “수원천 흐름을 따라 북쪽의 화홍문과 마주한 채 수문으로 미관이 수려했던 남수문이 일제에 의해 강제로 헐려 건축 및 하수도 석재 등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연구사는“남수문 복원을 위해 주변 사료를 조사한 결과 남수문은 1926년과 1927년 사이 남수문 하부의 9칸 석조물이 일제에 의해 의도적으로 헐려 건축 및 하수도 석재 등으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 같은 사실은 1927년 7월20일자 조선일보 사설에도 나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설은 ‘1926년 이래로 성벽을 무너뜨려 건축재료나 하수도 구조축 석재로 제공하여 온다’고 쓰여져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하지만 일제는 1922년 대홍수로 이 문이 유실됐다고 호도했고, 대부분 사학자들이 지금까지 자연유실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1796년(정조 20년) 건립된 남수문은 길이 29.4m, 높이 2.8m의 석구조로 9칸 홍예(무지개처럼 굽은 문)의 하부와 포사, 박벽돌 슬래브석 구조로 된 상부 등으로 건립됐다.
현재 남수문터는 수원시 팔달구 남수동인 지동시장 입구에 위치해 있다.
남수문과 남공심돈, 남암문 등은 일제강점기 때 시가지 확장으로 훼손된 이후 현재까지 복원되지 않은 시설로 남아 있다.
김 연구사는 “일제가 민족정기 말살을 위해 화성 행궁과 함께 남수문 일대를 무참히 훼손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남수문은 홍수로 멸실된 게 아니라 도심지 확장이란 미명 아래 의도적으로 해체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시는 이에 따라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기 위해 총 사업비 120억원을 들여 남수문 일대를 복원하기로 하고 최근 발굴조사와 지장물 철거 등을 완료했다.
수원=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