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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김 진선 지사의 돗토리현 교류재개에 부쳐

지략이 짧은 자가 지게 마련이다

스미다 노부요시라는 일본 사람이 있다. 시마네현 지사를 다섯 번 연임(=20년간)하고 올 여름에 퇴임한 사람이다.

시마네현은 일본 서남쪽에 길게 늘어진 현이다. 일본에서 다께시마(=독도)를 편입한 오끼군이 바로 시마네현 관할이다. 스미다 지사는 시마네현 지사를 5번 연임하면서 일본에서조차도 바라지 않던 독도문제를 억지로 긁어서 다께시마 분쟁을 만들고 이 문제를 일본 전국의 1급 정치현안으로 부상시킨 인물이다. 어느 면에서는 뚝심과 배짱, 정치적인 카리스마가 대단한 인물이지만 우리 입장에서 보자면 극우성향이자 침략성향 인물이다.


다께시마 조례를 통과시켜 전국사안으로 만든 뒤 한국의 자치단체들과 교류가 끊기자 스미다는 지금 <북동아시아 지역 자치단체 연합>에서 다께시마 문제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고 있다.


이 연합은 행정,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의 교류를 추진해 공동발전과 세계평화를 위한 기여를 목표로 하는 조직이라고 주장하지만 스미다는 이렇게 본다. <다께시마 조례로 교류가 단절된 한국 경상북도와 시마네현이 이 모임에서라면 서로 만날 수 있다. 1대1로는 불가능한 논의도 “다수 대 다수”라면 가능할 수도 있다. 여기서 새로운 방법이 보일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결국 지방자치단체 연합이 당장은 독도를 다께시마로 만드는 주제를 내놓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독도를 다께시마로 만드는 도구로 만들 수 있다는 포부를 품고 있는 것이다. 스미다의 포부는 산케이신문 2007년 9월 22일자에 실려 있다. 돗토리현이 주축이 되어 북동아시아 자치단체 연합 회의를 만들기 위하여 강원도에 여러 차례 연락하고 사람을 보내고 민단까지 동원하던 시기에 이 모임의 궁극적 목적이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기사가 실린 것이다.


스미다 전 시마네현 지사의 이런 포부가 허황된 것만은 아닌 이유를 우리는 일본의 자치단체장 연합과 의회연합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본의 자치단체장 회의와 의회 의장회의는 비 정치적 친목과 평화를 지향하는 모임이지만, 바로 여기서 <다께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이다. 외교부는 영토탈환에 적극 나서야한다.>라는 매우 정치적이고 국수적인 결의안을 내어놓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자치단체는 한국보다 훨씬 숫자도 많고 지방현안들이 복잡해 여기서 지방 현안이나 국가사안을 다루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다께시마 주제는 일본 도도부현 모든 자치단체장과 의회 의장 회의의 가장 중요한 주제가 되고 말았다. 몇 년 전까지는 꿈도 꾸지 못하던 일이었다.


스미다는 이렇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낸 장본인이다. 이런 스미다가 항상 주장해 온 논리가 있다. <영토문제와 동시에 교류친선을 주장하는 건 결코 모순되는 게 아니다. 이런 방식이 넓게는 일한친선 세계 평화로 이어진다.> 결국 다께시마가 일본 영토임을 한국의 자치단체로부터도 널리 인정받겠다는 포부이다. 그 시발이 교류라는 것이다. 그러니 북동아시아 자치단체 연합이 나중에 <다께시마는 일본영토다.>라는 결의안을 내놓는다 해도 결코 놀랄 일만은 아니다. 지금의 연합 속에 이미 그 싹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스미다의 포부만으로 시작된 건 아니겠지만 돗토리현이 주축이 되어 진행한 동아시아 지방정상회의와 돗토리현 지사가 주장하는 논리는 스미다의 주장을 그대로 빼다 박은 게 많다. 지방과 국가를 분리하자는 둥, 지방의 교류를 통하여 세계로 나아가자는 등, 바로 이런 논리에 끌려 들어가 돗토리현을 방문하고 회의에서 교류재개를 결정한 사람이 김 진선 지사이다.


김 진선 강원도지사는 일본 돗토리현이 벌이는 잔치가 어떤 포부와 공작차원에서 진행되는지를 모르고 재개를 추진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알았건 몰랐건 상관없이 벌어진다. 일본의 외교사나 최근의 흐름을 볼 때 스미다의 포부는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한국보다 세계를 보는 차원이 높고 안목이 넓다. 집안싸움에만 골몰하는 한국과는 다르다.


싸움에서 승리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책략, 즉 지혜이다. 돈을 바탕으로 한 경제력도 중요하고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문화도 중요하지만 결정적인 것은 지혜이다. 지혜가 높고 깊고 넓은 자가 결국 이기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국가적 과제는 영토문제이다.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건 적건 상관없이 영토문제는 가장 중요한 국가적 과제이다. 김 진선 지사는 지방차원에서 국가사안을 거론할 필요가 없다는 돗토리현 지사의 꾐에 넘어가 영토개념을 포기해버린 탈국가적 발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돗토리현 지사와 시마네현 지사는 일본 내의 각급 회의에서 결정되는 <다께시마 일본영토>주장 결의를 내세우는데 앞장서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만들어 갈 것이다. 이런 회의의 결정은 일본이라는 국가의 지향을 다께시마 문제에 옭아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 왔고 앞으로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그러면서 강원도와의 교류는 교류대로 벌일 것이다. 


지금까지의 사태 흐름으로 볼 때 스미다의 희망처럼 독도문제가 동아시아 정상회의의 주제가 될 날도 다가오고 있을 것이다. 그때 김 진선 지사는 어떤 태도를 취할지 궁금하다. 국제관계를 어떻게 요리하고 어디로 끌고 갈 것인지 그 계책도 없으면서 무조건 국제관계, 세계무대에 매달리는 것이 우리 수준이다. 국가의 기본과제인 영토문제를 살피고 대응할 줄 알아야 지도층이 될 자격이 있다. 김 진선 지사가 다시 문제를 살피기를 기대한다.

 

2007년  12월  3일   독도본부  www.dokdocent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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