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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13줄짜리 ‘동북공정 대책’

‘49 대 10.’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던 학술대회 ‘중국의 동북공정 5년, 그 성과와 한국의 대응’에서 민간 기관인 고구려연구회와 정부 기관인 동북아역사재단이 내놓은 발표문의 쪽수다. 물론 분량만 가지고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날 재단 측이 내놓은 발표문은 분량뿐만 아니라 내용도 빈약했다.

 재단 측에서 나온 반병률 제2연구실장이 내놓은 10쪽 남짓한 발표문은 기사만 검색해도 알 수 있는 동북공정의 진행 과정과 고작 13줄짜리 대응책으로 채워져 있었다. 그것도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동북아 역사연구 및 정책 마련’ ‘주변국과의 역사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올바른 역사상과 역사 인식의 수립 필요’ 등 피상적인 내용이었다.

오죽했으면 토론자로 나선 박선영 포항공대 교수가 “중국 측의 의도나 향후 계획을 파악해서 분명하게 방향을 제시해 줘야 하는데 지금까지 재단이 내놓은 구체적인 결과가 뭐냐”고 힐문했을까. 그러나 반 실장은 “다음에 따로 시간을 내서 토론하자”고 즉답을 피했다.

이날 토론자들은 일제히 “중국에 맞서려면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전략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맞다. 그래서 만든 것이 동북아역사재단이 아닌가. 정부가 기존의 민간 연구기관(고구려연구재단)까지 해체하고 매년 2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재단을 지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도 작년 9월 출범한 재단 측의 연구성과는 내세울 것이 별로 없다. “아직까지 조직을 만드는 중”이라고 항변하지만 주변 환경은 녹록하지 않다.

중국은 31일로 끝나는 동북공정과 별개로, 부여와 고구려가 포함된 랴오허(遼河)문명을 중국사로 편입하려는 10단계 다민족통일국가론의 최종 단계인 중화문명탐원공정을 2006년부터 진행 중이다. 탐원공정의 책임자인 중국사회과학원 고고연구소 부소장 왕웨이(王W)는 “확실한 중화문명 기원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시 두 번의 5개년이라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고 말해 향후 중국발(發) 역사 왜곡을 사실상 선전포고한 상태다.

이와 달리 동북아역사재단은 최근 사무총장이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사의를 표명하는 등 지지부진한 행보를 하고 있다. 이럴 거라면 기존의 민간 기구는 왜 해체했느냐는 세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음을 재단 측은 귀담아들어야 할 때다.

유성운 문화부 polaris@donga.com  동아일보 2007.01.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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