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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사진 日전시 무산

독도사진 日전시 무산  

몇년 전 큰 인기를 끈 국내의 한 코미디 영화 속에는 “독도(獨島)가 어느 나라 땅이냐”를 놓고 한국 조폭과 일본 야쿠자들이 한판 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독도를 둘러싼 양국 갈등이 외교적 사안일 뿐 아니라 대중적 정서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게 영화의 가설(假說)이었다. 그런데 이 가설이 실제 현실로 나타났다.

서울 영등포공업고등학교 사진반 학생들이 2일부터 일본 사이타마현 시민회관에서 개최하려던 ‘한국의 섬’을 주제로 한 사진전시회가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인터넷 조선일보 일본어판에서 이 기사를 본 일본 네티즌들이 전시 작품 중에 독도를 다룬 작품이 다수 포함돼 있음을 알고 주최측에 거세게 항의했기 때문이다.

사진전을 주최하는 일본 사이타마현 어학원에는 29일 하루 400통이 넘는 일본 네티즌들의 항의 메일과 전화가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일본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왜 ‘독도’인가? ‘다케시마(竹島)’로 바꿔야 한다”고 항의했다. “전시장에 항의 전화를 걸자”거나 “부셔버려라!”라는 과격한 메시지도 있었다고 한다.

학생들을 초청했던 어학원측은 “한국과의 문화 교류는 필요하지만 정치적으로 논쟁이 될만한 문제는 싫다”며 영등포공고측에 전시회 취소를 요구해 왔다. 학교측은 학생들의 안전(安全)을 염려해 요청을 받아들였다.

학생들은 당혹스러워했다. 3학년 이현종(18)군은 “독도는 전체 작품의 일부에 불과한데 사진전 자체가 취소되니 황당하고 화도 난다”며 “일본사람들이 독도문제에 이렇게 민감할 줄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영토와 관련된 분쟁 만큼 민족 감정을 자극하는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감정의 대립 속에서 첫 해외 전시회의 꿈을 접어야했던 어린 학생들의 심정이 안타깝기만 하다.

(陳仲彦·사회부기자 jinmir@chosun.com ) 200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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