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본부

중국과 일본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둘러싼 영토 분쟁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23일 허베이(河北)성 성도 스자좡(石家莊) 보안당국은 "일본인 4명이 허가없아 허베이성의 군사관리지역에 들어가 불법적으로 군사시설을 촬영했다"면서 "이들의 불법활동을 보고받은 후 법에 따라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군사관리구역 무단 침입은 사형까지 받을 수 있는 중대 범죄로 중국 공안당국은 종종 미개발지역이나 군사보호구역을 촬영하는 외국인을 연행해 조사해 왔다.

이번 중국의 조치는 최근 센카쿠 열도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련의 중·일 영토 분쟁과 관련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본의 자국인 선장 체포와 구속에 대한 대응으로 정치·외교적인 압력을 넘어 직접적인 보복조치를 들고나왔다는 것.

앞서 일본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센카쿠 열도에서 불법조업을 하다 단속에 나선 자국 해상보안청 순시선을 들이받은 혐의로 중국 어선 선장을 구속한 바 있다.
이에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중인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지난 21일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이 구속한 선장을 즉시 석방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대응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중국은 경제적으로도 노골적인 압력을 가했다. 중국의 건강용품 제조업체인 바오젠(寶健)사는 지난 17일 센카쿠 갈등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직원 1만명의 일본 관광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베이징시 관광 당국은 지난 21일 여행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적극적으로 일본 여행객을 모집하는 광고나 선전을 하지 말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일본 여행을 억제, 일본의 여행업계와 항공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그치지 않고 첨단산업의 필수 요소인 희토류의 대(對)일본 수출을 금지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2일 "중국이 희토류 일본 수출을 금지했다"고 보도했으며, 교도통신 역시 "중국 당국이 희토류 통관 절차를 이유없이 늦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즉각 사실이 아님을 공식 발표했다. 천롱카이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중국은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금지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희토류란 일본의 주요 수출품인 하이브리드자동차·전기자동차·풍력발전 모터·액정표시장치(LCD) 등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원료로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일본이 최대 수입국이다.

이 같은 압박에 대해 신슈(信州)대 경제학부의 마카베 아키오 교수는 "중국 경제가 주변국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경제 카드를 쓰기가 용이하다"면서 "제2, 제3의 화살(경제제재)이 발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당국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중국 정부의 전방위 압력에 대해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지난 22일 "일본과 중국이 각자의 입장에서 냉정하게 대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표적 극우 정치인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는 전날 "야쿠자나 갱들이 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하면서 "중국, 그런 나라에는 절대 가지 않겠다"며 내달 베이징에서 열리는 세계 45개 도시 시장 포럼에 불참을 선언했다.

한편 센카쿠 영유권 분쟁이란 대만과 류큐 제도 사이 면적 7㎢의 무인도를 둘러싼 중·일 간 분쟁이다. 명·청대 문서에 따르면 센카쿠는 중국 영토였으나 1895년 청·일 전쟁 중 일본이 점령했다. 일본의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오키나와와 함께 미국 관리하에 놓였다가 1972년 미국이 일본에 반환해 지금껏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다.

(한국일보)

2010.09.24. 독도본부 www.dokdocente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