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 2007-06-03

[칼럼]통나무 국경선
통나무 국경선



간도 땅의 옛 귀속을 두고 벌어진 논란의 소용돌이 속에 한국 땅으로 그려진 18~19세기 유럽지도 69점이 수집돼 그중 몇 점이 공개되었다. 지금은 압록강과 두만강을 국경선으로 삼고 있지만 이 지도들에는 200여리 안으로 그 국경선이 북상하고 있다. 고구려 유적이 집중돼 있는 지안(集安)이나 부여(夫餘) 예(濊) 맥(貊) 읍루(?婁) 발해(渤海) 등 고대 유지를 비롯, 조선족 자치지역인 간도는 이 북상된 국경선 안에 들어있는 한국영토로 돼 있다. 이 유럽의 지도들이 어디다 근거를 두고 국경선을 북상시켰을까. 장장 2000여리나 연해 있던 책성(柵城) 자리를 지도에 고스란히 옮겨놓은 것이다. 책(柵)이란 토담 위에 통나무를 엮어 담장이나 성을 삼는다는 뜻글자로, 이 책성이 한·중 국경선인데 학문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여지가 없다. 청국행정법 병법란에 보면 공무(公務)로 책성의 통행문인 변문(邊門)을 나갈 때는 병부(兵部)가 발행하는 군부(軍符) 없이 나들 수 없다 했으니 책성이 국경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변문의 별칭이 시래문(矢來門)으로 화살이 날아든다는 뜻이니, 책성은 외적의 방어용이 아니라 사람의 내왕을 억제하고 국경을 나타내는 표지물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청나라 강희제(康熙帝) 때 편찬한 ‘고금도서집성(古今圖書集成)’ 직방전(職方典)에 실린 상세한 지방지도에 보면 책성은 신의주 대안인 단둥(丹東)에서 약 200리 북쪽에 있는 봉황성 변문에서 시작, 보도된 유럽 지도들처럼 압록강 두만강 유역에서 등거리로 동북쪽으로 뻗어 위원보(威遠堡) 변문에서 몽골 국경과 마주치고, 간도는 책성 남쪽 밖으로 그려져 있다. 책성이 국경인 증거로 부여 읍루 예맥 발해 등 고대한국 옛 유적들이 이 속에 있고, 고려문(高麗門) 고려위(高麗衛) 등 지명을 비롯, 17대를 집단 거주한 문가보(文哥堡)를 포함한 한국 역관촌들이 산재해 있을 뿐 아니라, 한국인이 농사를 지었던 답동(畓洞)이 있고 고려국(高麗菊) 고려압(高麗鴨) 등 한국생물이 자라고 있음을 보았다. 그 더욱 압록강의 크고 작은 모든 섬들은 그것이 북쪽 강가에 붙었더라도 모두 한국 영토로 돼 있다는 것이 강이 국경이 아니었음을 증명해 준다. 대중국문제에 약세인 당국자들에게 외치고 싶은 책성이다.


이규태(kyoutaelee@chosun.com) 2004.10.22.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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