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 2007-09-28

고려 왕궁터 고누놀이판 남북 공동 발굴



왕궁에 납품할 바닥벽돌(전·塼)을 제작하면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고누를 두었던 것일까?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남북이 공동으로 발굴한 북한 개성 고려왕궁(만월대)터의 한 건물지에서 고누놀이판을 새긴 바닥벽돌이 나왔다. 바닥벽돌은 품격이 높은 건물 바닥에 깔았던 벽돌을 말한다.


이상준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남북공동발굴단 남측발굴단장)은 1일 “만월대 7호 건물터에서 고누놀이판을 새긴 바닥벽돌이 나왔다”며 “크기는 가로 세로 30㎝ 정도이며, 제작 시기는 13세기 중반쯤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고누놀이판은 얕은 선으로 사각형을 4개 만든 뒤 여기에 대각선 등을 그은 것으로, 사각형을 세 개 만든 ‘참고누’와 놀이판 형태가 유사하다. 발굴단은 “고누놀이판이 하늘로 향해 있었는데, 왕궁 건물 바닥에서 고누놀이를 한가하게 즐길 수 있는 사람은 없었을 것으로 본다”며 “바닥벽돌 제작자들이 가마에서 벽돌이 구워지기를 기다리면서 재미삼아 두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 고려왕궁(만월대)터에서 발굴된 고누놀이판을 새긴 바닥벽돌(왼쪽)을 탁본하는 모습과 복원도. 13세기 중반기 것으로 추정된다. 왕궁에 납품할 바닥벽돌 제작자들이 벽돌을 구우면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그려서 놀았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제공




우리측 국립문화재연구소와 북한측 문화보존지도국이 중심이 된 이번 발굴은 고려 왕궁(만월대)터에서 벌어진 최초의 본격적인 발굴이었다. 북한은 지난 73~74년에도 만월대를 발굴한 바 있지만 무척 제한적으로 이뤄졌다는 게 국내 고고학계의 평가다. 전체 7만 5000여평에 이르는 고려 왕궁터 중 서북쪽 9000여평을 발굴해 30여동의 주요 건물터와 글씨를 적은 기와 800여점, 고려청자 등을 발굴했다. 이중 17호 건물터로 불리는 곳은 고려 태조와 혜종, 성종, 현종, 문종 등 다섯 분 왕의 초상을 모셨던 경령전(景靈殿)으로 추정됐다. 발굴단은 “오는 8월 25일부터 10월 25일까지 이 지역을 정밀 발굴하기로 북한과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신형준 기자 hjshin@chosun.com   조선일보   2007.08.02 02:47



  기사입력시간 : 2007-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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