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 2007-11-21

日 우익세력의 기막힌 시각

 백범은 두말 할 것도 없이 ‘한민족의 지도자’다. 명성황후가 참변을 당한 을미사변에 충격을 받은 백범은 1896년 2월 일본군 중위를 맨손으로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탈옥한 이후, 광복 때까지 독립운동을 이끌었다. 최근 일본의 우익 논객들은 인터넷에서 백범을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들은 백범이 일본군 중위를 살해한 것에 대해서도 “아무런 관련 없는 일본인을 단지 분에 못 이겨 살해한 것은 범죄일 뿐”이라고 멋대로 재단한다.


이들은 ‘이런 인물을 고액권 지폐의 모델로 선정한 한국은 도대체 어떤 나라인가’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면서 아마도 청와대가 백범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모델로 선정했을 것이란 억측도 하고 있다.


백범을 폄훼하는 이들의 작태를 보면 기가 찰 노릇이다. 영국인들은 미국 독립전쟁을 주도한 조지 워싱턴 장군을 미워했지만 그를 테러리스트로 비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우익 논객들은 백범을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할 줄만 알았지 자신의 선배들이 저지른 ‘국가적 폭력’에는 눈감고 있다. 총칼로 한반도를 병탄하고 한민족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던 ‘국가적 범죄’에는 둔감하다. 이들은 자신들의 죄과는 모른 채 엉터리 논리로 백범을 비난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우익이 소수의 목소리일지라도 사실상 일본 사회의 우경화를 재촉하는 역할을 한다는 데 있다. 극우에서 중도 성향에 이르기까지 우익이 추구하는 목표나 이념적 스펙트럼은 제각각이지만 이들의 공통 목표는 ‘옛 영광’을 찾자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대착오적인 망상가들을 일본 사회에서 격리시키는 것은 일본 내 양심 인사들의 몫이다.


정승욱 도쿄 특파원  jswook@segye.com  세계일보 2007.11.11 (일) 18:50 

  기사입력시간 : 2007-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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